고향과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꼽을 정도로 몇 번밖에 가보지 않았던 소록도. 그저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살던 섬’이라는 막연한 인식만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최근에 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소록도를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바닷가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인근 어촌 마을을 지날 때면 소록도라는 지명이 익숙하게 들렸지만, 정작 발길은 잘 닿지 않았던 그곳. 마음 한편에는 어쩌면 알게 모르게 '가깝지만 낯선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꼬꼬무를 통해 접한 소록도의 이야기는 충격이었고, 동시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곳은 단지 병든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니었다. 평생 가족의 품을 떠나 강제로 이송되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