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 전, 혹은 해가 지고 난 뒤.해가 뜨기 전, 혹은 해가 지고 난 뒤.나는 하루 중 가장 조용한 그 시간에 한강공원 산책로를 걷는다.걷는 것도 뛰는 것도 모두 ‘몸을 움직이는 일’이지만, 그 사이에는 분명 다른 결이 존재한다는 걸 한강에서 점점 더 체감하게 된다.아침이면 출근 전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쿵쿵 울리는 발걸음, 호흡을 조절하는 리듬, 목표 지점을 향한 진지한 눈빛.그들은 마치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 뛰는 듯하다.목표는 기록일 수도, 체중 감량일 수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태워버리려는 의지일 수도 있다.한강 러너들은 강바람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반면 나는 조용히 걷는다.뛰는 사람과 같은 길 위에 있지만 전혀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기분이다.걸음은 느리지만, 대신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