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분당선 서울숲역 5번 출구를 나오면, 바람이 한층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봄 햇살이 가볍게 어깨를 눌러주고, 가로수에 연두빛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이 시기야말로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특히 혼자 걷고 싶을 때, 서울숲역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그저 멍하니 걷기에도 충분한 위안을 준다. 서울숲역 주변은 의외로 연예기획사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거리마다 커피를 들고 나온 젊은 연습생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멋을 낸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만큼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며, 도심 속이지만 왠지 모르게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외국인의 비중이 꽤 높은 편인데, 카페 테라스나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이 거리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