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유난히 쌀쌀한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간절했던 그날,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한 곳은 순대국밥집. 요즘은 식당에 가면 직원분이 직접 주문을 받기보다는 키오스크를 통해 스스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방식이 많아졌다. 처음엔 어색하고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터라 메뉴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순대국(특)'을 선택했다. 밥은 따로, 들깨는 추가. 키오스크의 버튼 몇 번이면 주문이 끝난다. 자리로 향해 잠시 앉아 있자, 곧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대국이 내 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에 순대, 머릿고기, 간, 허파까지 넉넉하게 들어있고, 반찬으로는 깍두기, 배추김치, 부추무침이 곁들여졌다. 한 입 먹는 순간, 속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들었다. 이건 단순한 음식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