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들판을 걷다 보면 자그마한 초록잎들이 땅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친구들과는 누가 먼저 네잎클로버를 찾는지 작은 경쟁을 벌이곤 했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무심코 밟고 지나친 세잎클로버가, 사실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를.
우리는 종종 ‘평범함’을 당연하게 여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늘 곁에 있는 사람, 익숙한 집밥, 걷는 길, 창밖의 하늘. 하지만 그런 평범한 것들이 모여 우리의 하루를 이루고, 나아가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세잎클로버는 '행복(Happiness)'을 의미한다고 한다.
반면 네잎클로버는 '행운(Luck)'의 상징이다. 흥미로운 건, 네잎클로버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천 개의 세잎클로버 속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그 희귀함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우리는 네잎클로버를 발견하면 환호하고 소중히 간직하려 든다. 하지만 정작 발밑에 널려 있는 세잎클로버에는 무심하다.
이건 꼭 우리의 삶을 닮았다.
특별한 날은 사진으로 남기며 추억하고, 비범한 성공은 크게 자랑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떠서 가족과 인사하고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평온히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당연한 하루’에는 감사할 틈도 없이 바쁘게 지나쳐버린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평범한 하루하루가 쌓여 우리에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게 아닐까.
가족이 모두 건강하게 아침 식탁에 둘러앉아 웃으며 대화하는 순간, 창문을 열었을 때 부는 바람, 출근길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먼저 감사해야 할 세잎클로버 같은 존재다.
삶이란 네잎클로버처럼 기적적인 행운을 기다리며 보내기보다는, 세잎클로버처럼 우리 곁에 항상 있는 평범함에서 의미를 찾을 때 더 깊어진다.
그 당연한 것들이 어느 날 사라지면, 우리는 뒤늦게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러니 오늘 하루, 우리 주변의 세잎클로버들을 다시 바라보는 건 어떨까.
잠시 멈춰 서서 들판을 내려다보자. 평범한 초록 잎 하나하나가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