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의 상징, 카네이션이 전하는 존경과 사랑
꽃다발에서 화분으로 바뀐 어버이날의 선물
해마다 5월이 오면 붉은 카네이션이 거리마다 피어납니다.
어버이날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죠.
어릴 적에는 교실에서 색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브로치처럼 달아드리거나, 손편지를 곁들여 드리는 게 전부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진짜 꽃을 손에 들고 부모님을 찾아뵙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늘 '카네이션'이 있었습니다.
카네이션은 사랑과 존경,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붉은 카네이션은 살아 계신 부모님께 드리는 사랑의 상징으로, 핑크빛 카네이션은 감사를 의미하며, 흰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리는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이처럼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카네이션만큼 잘 보여주는 예도 드물 것입니다.
저에게도 카네이션은 단순한 선물을 넘어, 가족에 대한 감정을 깊게 되새기게 하는 존재입니다.
예전에는 예쁘게 포장된 꽃다발을 들고 고향을 찾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화려한 꽃다발보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카네이션 화분이 더 마음에 와닿았고, 그 중 하나는 고향집 마당에, 또 하나는 아버지 산소 앞에 심어두었습니다.
해마다 다시 피어나는 그 꽃을 보며, 살아계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그리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함께 전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카네이션은 한 철 피고 지는 꽃이지만, 그 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해마다 더욱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을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리움이 커지는 만큼 어버이날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카네이션을 준비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마음속엔 다양한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함께 웃던 순간, 처음으로 혼난 날, 따뜻한 밥상을 받아들고 말없이 고마웠던 날들까지.
올해 어버이날에도 저는 고향을 찾을 예정입니다.
예쁜 화분 하나 챙겨 들고, 짧은 인사와 함께 묵묵히 전할 마음의 선물을 준비합니다.
특별한 포장도 필요 없고, 거창한 말도 필요 없습니다.
부모님께 드리는 그 한 송이의 꽃에는 이미 말로 다 하지 못할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으니까요.
혹시 아직 선물을 고민 중이시라면, 이번에는 조용히 오래도록 곁을 지켜줄 카네이션 화분을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단순한 꽃이 아닌, 매년 피어나는 '마음의 약속'이 되어 줄지도 모릅니다.